“남자는 처자식이 있으니 빨리 승진시켜야 한다”

“우리 회사는 여자는 승진이 안 되니 알고 시작해라”

“옷 잘 입는 男직원은 고(高) 평가, 옷 잘 입는 女직원은 꽃 평가”

“아무도 나이 서른의 여자가 가계를 책임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 한국여성민우회 <20~30대 여성들의 일 이야기> 中

페이갭(Pay Gap·남녀 임금격차)이 큰 우리나라 직장 분위기를 묘사한 글이다. 페이갭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존재하지만, 한국에서 유독 심각하다. <페이 미투①>기사에서 보도했듯 전체 노동시장은 물론, 개별 산업에서 남녀의 임금 불평등은 고착화돼 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페이 미투①>기사에 이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의무를 가진 2,441개 기업의 2017년 사업보고서를 전수 분석해 페이갭의 실태를 밝히고 잘못된 선입견을 바로 잡는다.

男직원의 근속연수가 더 길어서?… “전제부터 잘못”
여성 근속 더 길어도 페이갭 24%

<페이 미투①>기사에서 보도했듯 지난 2017년 2,441개 기업의 페이갭은 31.7%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남성 직원이 연봉 5,000만 원을 받는 동안, 여성은 3,416만 원에 그쳐 1,584만 원의 차이(페이갭 31.7%)를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페이갭 발표 수치만 봐도 한국은 16년 연속(2001~2016)으로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선 "남성이 평균적으로 여성보다 오래 회사에서 근무하니 당연히 급여가 많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본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김영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근속연수 차이가 발생하는 것도 여성의 독박 육아, 일방적 휴직·퇴직, '바늘구멍' 같은 승진 기회, '유리천장'이라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성차별적 요인이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남녀 임금격차, 즉 페이갭은 복합적인 불평등이 낳은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라는 반박이다.

게다가 남녀 근속연수에 큰 차이가 없어도 페이갭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마부작침> 취재 결과 확인됐다. "남성이 여성보다 회사에 더 오래 다녀서 임금을 더 많이 받는다"는 남녀의 근속연수 차이가 페이갭의 결정적 요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2,441개 기업 가운데 남성 직원의 근속 연수가 더 길지만, 남녀 직원의 근속연수 차이가 1년 이하로 차이가 크지 않은 기업은 모두 543개로 집계됐다. <마부작침>이 이들 기업의 임금격차를 별도로 분석해본 결과, 페이갭은 28.4%로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543개 기업(근속연수 차이가 1년 이하인 기업)의 남성 직원 연봉은 4,612만 원, 반면 여성은 3,300만 원으로 1,312만 원의 차이(페이갭 28.4%)를 보인 것이다. 즉, 남녀 직원이 비슷한 기간 근속을 해도 남성이 100을 벌면 여성은 71.6(100%-28.4%)에 그친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남녀의 근속연수가 0.1년 이하, 즉 36일 이하인 기업(63개)에서도 페이갭은 30.7%(남성 임금 4,500만 원, 여성 임금 3,120만 원)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체 2,441개 기업의 페이갭(31.7%)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여성이 남성보다 회사를 더 오래 다니면 페이갭은 마이너스(-), 즉 여성 직원 연봉이 남성보다 더 높아질까. <마부작침>이 분석해본 결과, 이런 경우에도 임금은 남성이 더 많이 받아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2,441개 기업 중 여성 근속연수가 더 긴 회사는 619개였다. 이들 회사에서 2017년 남성에게 지급된 임금은 4,613만 원이었는데, 같은 기간 여성이 받은 돈은 3,500만 원에 그쳤다. 1,113만 원의 차이를 보인 것으로, 페이갭 24.1%로 분석됐다. 여성의 근속연수가 남성보다 더 길더라도, 임금은 남성이 더 많이 받는 구조라는 뜻이다. "한국의 페이갭은 근속연수 탓"이라는 주장은 잘못됐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남녀 각각 100인 이상 기업에서
더 심각한 페이갭

페이갭을 둘러싼 또 다른 오해는 여직원 수 또는 사업체 규모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여직원의 수가 적다보니, 남직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을 받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또 직원수가 적은 기업, 즉 영세기업에서 심각한 페이갭이 발생해 산업전체의 페이갭 수치를 악화시킨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마부작침>은 이런 주장들이 타당한 지를 알아보기 위해 2,441개 기업 가운데 직원수가 각각 여직원 100명 이상, 남직원 100명 이상인 업체만 별도로 분류해 페이갭을 확인했다. 이 범위에 속하는 회사는 모두 529개였는데, 이들 기업에서 지난해 남성 직원의 연봉은 5,800만 원이었고, 여성은 3,926만 원에 그쳐 1,874만 원의 차이(페이갭 32.3%)가 났다. 이는 전체 기업(2,441개)의 페이갭(31.7%)보다 오히려 높은 수치로, 페이갭은 회사 규모, 즉 영세기업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회사에선 다른 경향성을 보일까. 여성이 남성보다 1명이라도 더 많은 회사는 245개로, 전체 2,441개 기업 중 10%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의 2017년 남녀 임금격차 역시 29.1%로, 지난해 여성이 3,141만 원을 벌 때 남성은 4,428만 원을 받아갔다는 얘기다. 여직원 수와 무관하게, 심지어 여직원이 더 많더라도 심각한 임금불평등이 형성돼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성 근속 더 길고, 여직원 수 더 많아도
임금은 남성이 더 받았다.

앞서 보도했듯 남녀 근속연수 차이는 물론, 여직원의 수를 페이갭 변명의 근거로 삼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이런 사실은 여성의 근속연수가 남성보다 더 길면서, 여직원 수가 남직원 수보다 더 많은 기업의 임금격차로도 확인이 가능했다. 두 가지 조건(여직원 근속이 더 길고, 여직원 수가 더 많음)을 모두 충족하는 회사는 2,441개 기업 가운데 80개로 확인됐다. 그런데, 이들 기업들이 지난해 남직원에게 지급한 임금은 4,427만원이었던 반면, 여직원은 3,381만원에 그쳤다.

한마디로 이런 기업에서조차 남성이 더 많이 받았다는 얘기로, 같은 기간을 일해도 여성 임금이 남성보다 1,046만원(페이갭 23.6%) 더 적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각의 주장대로 '여직원 근속이 남직원보다 짧아서, 또는 여직원이 남직원보다 적어서' 임금격차가 생긴다면, 이런 기업은 여성 임금이 더 많아야 맞다. 하지만, 여직원 근속이 길고 여직원이 더 많은 기업들에서조차 임금은 남직원이 더 많이 받아갔고, 그 임금격차는 23.6%에 달했다.

DART 공시 2,441개 기업 페이갭

0% 미만 0% 0 ~ 30% 30 ~ 40% 40 ~ 50% 50% 이상

한화건설·KB캐피탈 페이갭 가장 심각…
여성은 남성의 ⅓ 수준

남녀 임금격차가 산업전반의 문제인 점은 분명하지만, 기업들 사이에도 페이갭 격차는 존재했다. 529개 기업(2,441개 기업 중 남녀 각각 100인 이상 고용 기업)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이런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페이갭 0% 미만 기업, 다시 말해 여성 임금이 남성 임금보다 더 높은 기업은 529개 기업 중 딱 4개(0.76%)에 불과하다. 전체의 1%미만인 기업, 여성 임금이 더 많은 '드문 현상'이 확인된 4개 기업은 MSC(페이갭 -10.5%), 서연이화(페이갭 -4.2%), 핸즈코퍼레이션(-2.3%), 조은시스템(-0.04%)이다. 이 중 식품첨가물 업체인 MSC는 사업보고서상 직원 458명(남 315명,여 143명)이 근무하고 있다. MSC 관계자는 "공장 노동자 중에 상대적으로 여직원이 많고, 일한 시간만큼 수당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남여 임금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페이갭 0~10% 사이 기업은 20개였다. 페이갭 30% 이상 기업은 296개로 전체 기업의 56%에 달한다. 특히 이중 페이갭 40% 이상 기업도 135개, 50%이상 기업도 45개에 이른다.

페이갭 50% 이상의 극심한 남녀 임금격차를 보이는 기업은 모두 45개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 가운데 '금융 및 보험업'이 14개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건설업 9개, 제조업 8개, 도매 및 소매업 6개 순이었다. 이 중 한화건설과 KB캐피탈이 각각 페이갭 67.4%와 66.9%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화건설은 남직원이 2,351명, 여직원이 262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90%가 남성이었다. 이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남성 평균연봉은 6,116만 원이었지만, 여성은 1,991만 원에 그쳤다. 차액만 4,125만 원으로, 남성 임금이 3배 이상 더 많았던 것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서 채용된 여직원들 대부분은 계약직이 많고, 이들의 경우 공사가 끝나면 계약이 해지되다보니 근속이 짧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적다"며 "과거엔 비정규직 임금을 사업보고서에 넣지 않았는데, 제도가 바뀌어 산입하면서 예년보다 남녀 임금격차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규직에선 엔지니어링 쪽의 임금이 높은데, 건설업 특성상 이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이 적다"고 남녀 임금격차 발생 이유를 설명했다.

KB캐피탈의 경우 남녀 직원수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KB캐피탈은 2017년 기준 남성 360명, 여성 339명을 채용하고 있다. 지난해 지급된 남성 평균 임금은 7,503만 원인 반면, 여성은 2,483만 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KB캐피탈 측은 “다른 캐피탈 회사와 달리 고용안정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파견직 노동자를 ‘계약직’으로 전환시켜 여직원의 평균임금이 과소 계상됐고, 임금을 보수적으로 계산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견직 비중을 다른 캐피탈 회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시켰다면 페이갭도 동종업종의 평균인 47%정도로 낮아진다”고 말했다. 파견직 직원은 외주업체 소속으로 사용 사업주의 사업보고서상 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를 ‘계약직 직원’으로 전환하면서 임금에 포함시키면서 여성 평균 임금도 낮아졌다는 해명이다.

다만, 이런 설명엔 또 다른 불편한 남녀 차별적 현실이 반영돼 있다. 파견직의 절대 다수는 여성이라는 점, 게다가 이들은 저임금 노동자라는 사실이다. 때문에 파견직이 계약직으로 전환되면 여성 평균 임금이 크게 낮아지는 것이다. 물론, 금융업의 임금격차는 KB캐피탈만의 문제는 아니다. 메리츠캐피탈 페이갭도 58.8%, BNK캐피탈 51%, 하나캐피탈 50.7%, JB우리캐피탈 47.7%, 롯데캐피탈도 45.1%에 이를 만큼 남녀 임금격차가 심하다.

원 크기 = 여성 직원 비율

재계 30위권 그룹 중 페이갭 '심각'의 오명은?…
금호아시아나 > GS > 한화

상대적으로 많은 임금과 복지제도, 탄탄한 자본력으로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들이 선망하는 재벌 기업의 페이갭은 상대적으로 양호할까. <마부작침>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1일 발표한 기업집단 30위권, 다시 말해 '재계 30대 그룹(비상장 기업집단인 부영그룹 제외)'의 페이갭을 분석했다. 기업집단은 동일인이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모은 것으로, 흔히 말하는 '그룹'이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엔 삼성전자, 제일기획, 멀티캠퍼스 등 계열사들이 모두 포함된다.

공정위가 지난 5월 1일 발표한 재계 30대 그룹은 삼성(1위), 현대자동차(2위), SK(3위)부터 교보생명보험(30위)까지다. 다만, 부영그룹은 재계 16위로 높은 순위에도 불구하고, 전 계열사가 비상장이라 사업보고서가 없어 임금을 파악할 수 없었다.

부영을 제외한 30대 그룹에 속하는 계열사 중 이른바 상장기업은 모두 262개로 확인됐다. <마부작침>이 이들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페이갭을 분석해 본 결과, 30대 그룹의 전체 페이갭은 36%로 확인됐다. 이들 그룹에서 지난해 남성에게 지급한 임금은 7,184만 원이었는데, 같은 기간 여성이 받은 임금은 4,600만 원에 그친 것이다. 지난해 남녀의 임금 차이가 2,584만 원(페이갭 36%)에 달한 것으로, 재벌 역시 심각한 남녀 임금격차를 보이는 것이다. 이는 앞서 529개(남녀 각각 100인 이상 채용) 기업의 페이갭(32.3%)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그룹간의 격차는 있다.2017년 가장 심각한 남녀 임금격차를 보인 그룹(30대 그룹 중)은 금호아시아나로 지난해 남성 임금은 8,400만 원, 여성은 이 보다 4,300만 원(페이갭 51.2%)이나 더 적은 4,100만 원으로 분석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계 순위 25위지만 페이갭에선 30대 그룹 중 가장 높았고, 유일하게 페이갭 50%를 넘었다. 이 그룹의 계열사 중 상장회사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두 곳이다. 금호산업의 경우 지난해 남성 평균 임금은 5,460만원인 반면, 여성은 절반(페이갭 56.6%)에도 미치지 못하는 2,368만원 이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여성 평균 임금(4,100만원)은 남성(8,400만원)의 절반(페이갭 51.2%) 수준에 그쳤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산업은 남직원은 부장, 차장 등 고직급자가 많은데 여직원은 주로 사원 대리급이라서 직급차가 발생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연봉이 높은 조종사 대부분이 남성이다보니 임금격차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다음으로 페이갭이 심각한 곳은 GS그룹으로 46.8%, 한화그룹 45.5%, 농협 44.7% 순이다. 페이갭이 40% 이상인 그룹은 7개였고, 가장 낮은 그룹은 영풍그룹(20.3%)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30.9%p 차이를 보였다.

30대 그룹의 계열사 사이에도 페이갭은 달랐다. <마부작침>이 분석대상으로 삼은 30대 그룹(부영 제외)의 계열사는 모두 262개로, 이 중 가장 높은 페이갭을 기록한 곳은 SK그룹의 '지허브'다. 윤활유 탱크터미널 사업 회사인 지허브는 페이갭이 73.1%로 분석됐는데, 직원 37명 중 여성은 단 1명에 불과하다. 30대그룹 계열사(262개) 가운데 남녀 각각 100명 이상인 회사는 152개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페이갭을 기록한 회사는 현대오일뱅크(현대중공업그룹 소속)로, 페이갭은 59%다. 지난해 여성 평균 임금은 4,300만 원으로 남성 평균 임금(1억 500만 원)의 절반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재계1위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화재해상보험이 그룹 내에서 가장 심각한 남녀임금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남성 평균 임금은 1억 2,161만 원이었는데, 여성은 이보다 5,729만 원(페이갭 47.1%) 적은 6,431만 원에 그쳤다. 삼성물산(페이갭 35.1%)과 삼성전자(페이갭 30.7%) 등도 높은 페이갭를 보인 반면, 같은 그룹 소속으로 IT엔지니어링 회사인 ‘미라콤아이앤씨’는 페이갭 8.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최근 문제가 되는 한진그룹에선 진에어(페이갭 48.5%)와 대한항공(페이갭 41.2%)이 높은 임금격차를 보였고, 수하물 탑재 및 하역 회사인 ‘한국공항’의 페이갭은 13.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재계 30대 그룹 페이갭

재계 30대 그룹 상장계열사 전체 페이갭

여성 비정규직이 많아서, 남녀 직급이 달라서?…
“이런 차별이 모여 페이갭 발생”

남녀 임금격차는 현실의 심각한 문제이지만, 해결에 앞서 해명에 바쁘다. 남녀 직원 수 차이, 회사 규모라는 해명부터 시작해 "여성은 비정규직이 많아서, 남성과 직책이 달라서, 남성과 하는 일이 달라서, 남성이 상대적으로 인사평가가 좋아서"라고 항변하는 쪽도 있다.

<마부작침>이 분석한 2,441개 기업의 사업보고서엔 계약형태별(정규직 및 비정규직) 또는 직급별, 근속연수별 남녀 임금은 별도로 제시돼 있지 않다. 남성, 여성 전체에게 지급된 임금 총액만 제시돼 있어, 직급별, 계약형태별 남녀 임금차를 확인하긴 어렵다. 또한, 노동시장에서 '저임금의 여성 비정규직이 많은 점, 여성의 근속연수가 짧은 점, 여성의 직급이 낮은 점' 등도 감안돼야 하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현실'들이 바로 '채용-업무배치-휴직-경력단절-승진-해고' 즉, 입사에서 퇴사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한 남녀 불평등의 산물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이런 남녀차별의 응축된 결과물이 '페이갭'이다. 김영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녀 임금격차는 중소기업의 경우엔 직접적인 임금차별 기제로, 대기업의 경우엔 '취업 , 주요 업무 배치, 승진 기회' 등에서 여성에 대한 배제의 기제로 작동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근속이 짧아서, 남녀 직업이 달라서 등 요인을 다 감안해도 남녀 임금격차의 30%정도만 설명될 뿐, 나머지 차이는 설명하지 못 한다"고 강조했다.

※ PC로 보면 상세 그래픽 및 다양한 인터랙티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